플라스틱 내열온도와 내냉온도는 어떻게 읽을까? 용기 사용 전 확인하는 방법

플라스틱 밀폐용기를 새로 구입해서 바닥이나 포장지를 살펴보면 ‘내열온도 120℃’, ‘내냉온도 -20℃’처럼 온도가 적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숫자만 보면 의미가 간단해 보입니다.

내열온도가 120℃라면 120℃까지 사용할 수 있고, 내냉온도가 -20℃라면 -20℃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큰 방향에서는 맞지만 실제로 용기를 사용할 때는 이것만 알고 있으면 조금 부족합니다.

특히 내열온도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전자레인지에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내냉온도가 낮으니 냉동실에서 꺼내 곧바로 뜨겁게 가열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내열온도와 내냉온도는 제품을 안전하게 사용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정보지만 전자레인지, 오븐, 냉동실, 식기세척기 사용 가능 여부를 모두 대신하는 표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플라스틱 용기에 적힌 내열온도와 내냉온도는 어떻게 확인해야 할까요?

내열온도란 무엇일까?

내열온도는 말 그대로 제품이 열에 견딜 수 있는 사용조건을 판단하기 위한 정보입니다.

플라스틱은 온도가 올라가면 물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품의 특성에 따라 높은 온도에서 형태가 변하거나 뒤틀림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플라스틱 조리기구와 보관용기를 높은 온도에서 사용하면 외형의 뒤틀림과 변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든 플라스틱의 내열온도가 같지 않다는 점입니다.

PET, PP, PE처럼 플라스틱의 종류가 다르고 같은 계열의 재질이라도 제조방법과 제품의 구조 등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식약처 역시 플라스틱 제품은 제조방법과 재질 등의 특성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내열온도가 달라진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실제 제품을 사용할 때는 인터넷에서 찾은 ‘PP의 내열온도’ 같은 일반적인 숫자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완제품에 표시된 사용조건을 우선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냉온도는 무엇일까?

내냉온도는 반대로 낮은 온도에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범위와 관련된 정보입니다.

식품보관용기에서는

내냉온도 -20℃

내냉온도 -30℃

처럼 표시된 제품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정보는 냉장고나 냉동실에서 사용할 용기를 선택할 때 참고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은 낮은 온도에서도 물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재질과 제품의 구조에 따라 상온에서보다 유연성이 떨어지고 충격에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냉동 상태의 용기를 떨어뜨렸을 때 깨지거나 금이 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냉동용기를 선택할 때는 단순히 ‘플라스틱이니까 냉동실에 넣어도 되겠지’라고 판단하기보다 제품의 냉동 사용 가능 여부와 내냉온도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PP라면 내열온도가 모두 같을까?

플라스틱 용기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재질 가운데 하나가 PP입니다.

PP는 Polypropylene, 즉 폴리프로필렌을 뜻합니다.

숫자 5와 함께 표시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터넷에서 PP를 검색하면 특정한 내열온도를 하나의 숫자나 범위로 설명하는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PP 제품은 전부 같은 온도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제품을 사용할 때 이런 방식으로 판단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플라스틱 제품의 제조방법과 재질 등의 특성에 따라 사용 가능한 내열온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것은 ‘PP라는 원료’ 자체가 아니라 PP를 이용해 만든 완성품입니다.

용기의 두께와 구조가 다를 수 있고, 뚜껑이나 패킹에는 다른 재질이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PP = 무조건 특정 온도까지 사용 가능

이라고 외우기보다는 제품에 적힌 내열온도와 제조사의 사용설명을 확인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내열온도가 높으면 전자레인지에 사용할 수 있을까?

가장 많이 혼동하는 부분입니다.

내열온도가 높다고 해서 자동으로 전자레인지용 제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내열온도는 제품의 열 사용조건과 관련된 정보이고,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는 해당 제품이 전자레인지에서 사용하도록 만들어졌는지에 관한 정보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두 정보를 구분해 안내합니다.

플라스틱 제품에서는 사용 가능한 내열온도를 확인하는 동시에 전자레인지에서 사용할 때는 ‘전자레인지용’ 표시를 확인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용기에

내열온도 120℃

라고 적혀 있다고 해서 그 숫자 하나만 보고 전자레인지에 넣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전자레인지에 사용할 예정이라면 별도의 전자레인지용 표시나 제조사의 사용설명을 확인해야 합니다.

전자레인지에서 용기는 왜 뜨거워질까?

전자레인지의 작동방식을 조금만 이해하면 내열온도와 전자레인지 사용 여부를 왜 따로 확인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음식물을 가열합니다.

미국 FDA의 설명에 따르면 유리, 종이, 세라믹이나 플라스틱 같은 재료는 전자레인지 조리에 사용될 수 있지만, 용기는 내부에서 조리되는 음식의 열이 전달되면서 뜨거워질 수 있습니다.

일부 플라스틱 용기는 뜨거워진 음식에서 전달되는 열 때문에 녹거나 변형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전자레인지에서 음식이 실제로 경험하는 온도는 음식의 성분과 가열시간, 음식의 양과 형태, 용기의 형태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전자레인지니까 음식이 100℃ 이상 올라가지 않는다’고 단순하게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물만 있는 음식과 기름이나 당분이 많은 음식의 가열조건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자레인지용 용기는 단순히 플라스틱 종류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용도가 고려된 완제품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내열온도가 100℃면 끓는 물을 담아도 될까?

이것 역시 제품에 표시된 숫자만 놓고 너무 단순하게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인 대기압에서 순수한 물의 끓는점은 약 100℃입니다.

하지만 실제 사용환경에서는 음식의 성분과 접촉시간, 용기의 구조 등 여러 조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품 제조사가 특정 용도를 제한하고 있다면 표시된 내열온도보다 그 사용조건을 우선 따라야 합니다.

예를 들어 찬 음료를 담는 용도로 만들어진 제품이라면 재질에 관한 일반적인 내열성만 보고 끓는 물을 붓는 식으로 용도를 바꾸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뜨거운 물을 담을 목적이라면 처음부터 해당 용도로 제조되고 사용 가능 온도가 명확하게 안내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간단합니다.

내냉온도 -20℃면 냉동실에 넣어도 될까?

가정용 냉동실에서 사용할 예정이라면 내냉온도는 중요한 확인사항입니다.

다만 내냉온도 하나만 볼 것이 아니라 제조사가 냉동 보관을 허용하고 있는지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액체를 얼릴 때는 용기 자체의 내냉성 외에 내용물의 팽창도 고려해야 합니다.

물은 얼면서 부피가 증가합니다.

따라서 국이나 육수, 물처럼 수분이 많은 내용물을 용기 끝까지 가득 채운 상태에서 얼리면 내용물이 팽창하면서 용기와 뚜껑에 힘을 줄 수 있습니다.

냉동 가능한 용기라도 제조사가 권장하는 여유 공간과 사용방법이 있다면 그 지침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내냉온도 -20℃면 -20℃보다 낮아지면 바로 깨질까?

내냉온도를 볼 때도 숫자를 절벽처럼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품에 표시된 사용 가능 온도 범위는 제조사가 해당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시한 조건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20℃라고 적혀 있다고 해서 -20.1℃가 되는 순간 제품이 바로 파손된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현실적인 의미와 다릅니다.

반대로 표시 범위를 벗어나도 ‘조금 정도니까 괜찮겠지’라고 임의로 사용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사용자는 제조사가 제시한 범위 안에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입니다.

특히 냉동 상태에서는 플라스틱의 충격 특성이 상온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용기를 떨어뜨리거나 강한 충격을 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냉동실에서 꺼내 바로 전자레인지에 넣어도 될까?

내열온도와 내냉온도가 모두 표시되어 있으면 이런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제품에

내냉온도 -20℃
내열온도 120℃

라고 적혀 있다면 -20℃ 냉동실에서 꺼내 곧바로 전자레인지에서 가열해도 된다는 의미일까요?

반드시 그렇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내열온도와 내냉온도는 각각 고온과 저온에서의 사용조건을 판단하는 정보입니다.

하지만 저온 상태에서 곧바로 급격하게 가열하는 사용방법까지 자동으로 허용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특히 유리제품에서는 급격한 온도 변화에 따른 열충격을 주의해야 합니다.

플라스틱 제품에서도 냉동 후 전자레인지에서 바로 가열할 목적이라면 해당 제품이 두 환경을 연속해서 사용하는 방법까지 허용하는지 제조사의 안내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자레인지용 표시가 있는지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본체와 뚜껑의 내열온도가 다를 수도 있다

밀폐용기를 사용할 때 의외로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용기 본체가 PP라고 해서 뚜껑과 패킹까지 전부 PP인 것은 아닙니다.

뚜껑에는 다른 종류의 플라스틱이 사용될 수 있고, 밀폐를 위한 실리콘이나 고무 계열 패킹이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본체의 내열온도가 높더라도 뚜껑의 사용조건은 다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전자레인지용 밀폐용기 중에서도 가열할 때 뚜껑을 제거하거나 열어두도록 안내하는 제품이 있습니다.

용기 전체를 전자레인지나 식기세척기에 넣을 예정이라면 본체만 확인하지 말고 뚜껑과 패킹에 대한 사용설명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열온도가 높으면 식기세척기에도 넣어도 될까?

이 역시 자동으로 연결되는 조건은 아닙니다.

식기세척기에서는 뜨거운 물뿐 아니라 세제와 물 분사, 건조 과정 등이 함께 작용합니다.

따라서 내열온도가 높다는 사실만으로 식기세척기 사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식기세척기에 넣을 예정이라면 Dishwasher Safe 또는 제조사가 안내하는 식기세척기 사용 가능 여부를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제품에 따라 상단 랙에서만 사용하도록 안내하기도 합니다.

결국 내열온도는 식기세척기 사용 여부를 판단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정보이지 식기세척기 사용 가능 표시 자체는 아닙니다.

내열온도와 내냉온도 표시가 없다면?

오래된 용기나 표시가 지워진 제품에서는 내열온도와 내냉온도를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때 재질만 보고 사용온도를 추측하는 것보다는 제품명이나 모델명을 통해 제조사의 공식 사용설명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마저 확인할 수 없다면 높은 온도나 매우 낮은 온도에서 임의로 사용하는 것보다는 사용조건이 명확하게 표시된 다른 용기를 선택하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특히 전자레인지나 냉동실처럼 온도 변화가 큰 환경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플라스틱 용기에서 확인해야 할 표시를 정리하면

지금까지 살펴본 표시를 한꺼번에 정리해보면 플라스틱 용기 바닥에 여러 정보가 적혀 있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PP, PET 등의 표시는 제품의 재질을 알려줍니다.

식품용 표시는 식품과 접촉하는 용도로 만들어졌는지를 알려줍니다.

내열온도는 높은 온도에서 사용할 때 참고해야 할 범위를 알려줍니다.

내냉온도는 낮은 온도에서 사용할 때 확인해야 하는 정보입니다.

전자레인지용 표시는 전자레인지 사용 여부와 관련된 정보입니다.

냉동 가능 표시는 냉동 보관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입니다.

식기세척기 사용 가능 표시는 세척방법에 관한 정보입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각각 다른 질문에 답하고 있습니다.

내열온도와 내냉온도, 이것만 기억하자

플라스틱 용기의 내열온도와 내냉온도를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재질 하나만으로 모든 제품의 사용온도를 결정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같은 PP 제품이라도 제조방법과 제품의 특성에 따라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플라스틱 제품은 제조방법과 재질 등의 특성에 따라 사용 가능한 내열온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제품별 표시사항을 확인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열온도가 높다는 것과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내냉온도가 낮다는 것과 냉동 상태에서 곧바로 뜨겁게 가열할 수 있다는 것도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플라스틱 용기를 볼 때 온도 숫자 하나만 보는 것보다

‘어디에서 사용할 용기인가?’

를 먼저 생각하는 편이 훨씬 이해하기 쉽다고 봅니다.

냉동실에서 사용할 예정이라면 내냉온도와 냉동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전자레인지에서 사용할 예정이라면 내열온도와 함께 전자레인지용 표시를 확인합니다. 식기세척기에 넣는다면 식기세척기 사용 가능 여부를 별도로 확인합니다.

집에 있는 밀폐용기를 한번 뒤집어보세요.

PP, 숫자 5, 내열온도 120℃, 내냉온도 -20℃처럼 여러 정보가 한꺼번에 적혀 있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복잡한 숫자처럼 보였겠지만 각각의 역할을 알고 나면 읽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재질은 ‘무엇으로 만들었는가’를 알려주고, 내열온도와 내냉온도는 ‘어떤 온도 조건을 고려해야 하는가’를 알려주며, 전자레인지나 냉동 관련 표시는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가’를 알려줍니다.

결국 가장 정확한 사용법은 인터넷에서 찾은 플라스틱 재질별 온도표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실제로 사용하는 제품에 적힌 표시와 제조사의 사용방법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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