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밀폐용기를 뒤집어 보면 바닥에 ‘PP’ 또는 숫자 ‘5’가 표시된 제품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반찬통이나 배달용기처럼 음식을 담는 제품에서 자주 보이다 보니 ‘PP 5는 전자레인지용 플라스틱’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PP와 숫자 5는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시가 아닙니다.
PP는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을 뜻하고, 숫자 5는 해당 제품에 사용된 수지가 폴리프로필렌 계열이라는 것을 식별하기 위한 번호입니다.
그렇다면 PP 5 플라스틱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전자레인지에 사용하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PP는 어떤 플라스틱일까?
PP는 Polypropylene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폴리프로필렌이라고 합니다.
프로필렌을 주된 원료로 만들어지는 열가소성 플라스틱으로, 생활용품부터 포장재와 식품용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PP는 폴리에틸렌(PE)과 함께 ‘폴리올레핀’ 계열에 속합니다.
주변에서 PP를 찾아보는 가장 쉬운 방법은 플라스틱 제품의 바닥이나 뒷면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제품에 따라 PP 라고만 적혀 있기도 하고, 5 PP 또는 숫자 5와 PP가 함께 표시되어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숫자 5는 품질을 나타내는 점수가 아닙니다.
PP에 숫자 5가 붙는 이유
플라스틱 제품에 표시되는 숫자 1~7은 수지식별코드(Resin Identification Code)와 관련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이 구분됩니다.
- 1번 PET
- 2번 HDPE
- 3번 PVC
- 4번 LDPE
- 5번 PP
- 6번 PS
- 7번 OTHER
따라서 플라스틱 용기에서 5 PP라는 표시를 발견했다면 제품의 주된 플라스틱 수지가 폴리프로필렌 계열이라는 의미로 이해하면 됩니다.
숫자가 높을수록 품질이 좋거나 안전성이 높다는 뜻은 아닙니다.
또 한 가지 오해하기 쉬운 것이 있습니다.
이 숫자를 흔히 ‘재활용 번호’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본래 목적은 플라스틱 수지를 식별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5라는 숫자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제품이 무조건 재활용된다는 의미도 아니고, 모든 지역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뜻도 아닙니다.
PP 플라스틱은 어디에 사용될까?
PP는 생각보다 우리 주변 가까이에 있습니다.
식품을 보관하는 밀폐용기나 일부 즉석식품 용기, 각종 포장재뿐 아니라 생활용품과 산업용 부품 등에도 폭넓게 활용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PP로 만들어진 모든 제품의 성질이 완전히 똑같은 것은 아닙니다.
같은 PP 계열이라도 제품의 목적에 따라 원료의 조성이나 첨가제, 제조 방식, 두께와 형태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PP에는 단일한 형태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호모폴리머, 랜덤 코폴리머, 충격 특성을 조절한 코폴리머 등 여러 형태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PP라는 재질이면 모든 제품을 똑같은 방법으로 사용해도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제품의 실제 사용 조건은 해당 제품에 표시된 사용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PP 5는 전자레인지에 사용할 수 있을까?
PP와 관련해서 가장 궁금한 부분일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품에 PP 또는 숫자 5가 표시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를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PP는 다양한 식품 접촉 용기에 사용되는 소재이고 전자레인지용 용기에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PP 5 = 재질에 대한 정보이고,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 해당 제품의 사용 조건에 대한 정보 입니다.
둘은 같은 표시가 아닙니다.
전자레인지에서는 마이크로파가 음식에 흡수되면서 음식 자체의 온도가 올라갑니다. 이때 뜨거워진 음식의 열이 용기로 전달됩니다.
특히 기름이나 당분이 많은 음식은 상황에 따라 상당히 높은 온도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용기의 재질명만 보고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전자레인지에 넣기 전에는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시, 제품의 내열온도, 제조사가 안내한 사용방법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PP라면 모두 내열온도가 같을까?
그렇지 않습니다.
인터넷에서 PP를 검색하면 특정 내열온도를 하나의 숫자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숫자를 모든 PP 제품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제품의 내열성은 사용된 수지의 구체적인 조성뿐 아니라 첨가제, 제품의 두께와 구조, 제조 방식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것이 PP라는 ‘원료’ 자체가 아니라 PP를 이용해 제조된 완성품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밀폐용기 A와 밀폐용기 B에 모두 PP라고 적혀 있다고 하더라도 제조사가 안내하는 사용온도와 사용조건이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제품에 별도의 내열온도가 표시되어 있다면 그 수치를 우선 확인해야 합니다.
PP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넣기 전 확인할 3가지
제가 PP 식품용기를 확인한다면 단순히 바닥의 숫자 5만 보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1. PP 또는 숫자 5 표시
먼저 재질을 확인합니다.
제품 바닥에 PP 또는 5 PP가 있다면 폴리프로필렌 계열의 플라스틱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어디까지나 ‘재질 확인’ 단계입니다.
2.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실제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입니다.
제품이나 포장에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가 명시되어 있다면 이를 확인합니다. 사용 불가라고 표시되어 있다면 PP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전자레인지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표시를 확인할 수 없는 오래된 용기라면 단순히 ‘PP니까 괜찮겠지’라고 추측하기보다는 제조사의 제품 정보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3. 내열온도와 사용상 주의사항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한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사용조건이 있을 수 있습니다.
뚜껑을 완전히 닫지 말아야 하는 제품, 본체만 가열할 수 있는 제품, 일정 시간 이상 가열하지 않도록 안내하는 제품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본체와 뚜껑의 재질이 서로 다른 제품도 있으므로 용기 본체가 PP라는 이유로 뚜껑까지 같은 조건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PP 5와 BPA FREE는 같은 의미일까?
PP 제품을 살펴보다 보면 BPA FREE라는 문구를 함께 발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PP와 BPA FREE 역시 서로 다른 정보입니다.
PP는 제품에 사용된 플라스틱 수지의 종류를 나타내는 말이고, BPA FREE는 비스페놀 A(BPA)와 관련된 별도의 표시입니다.
따라서 PP = BPA FREE 또는 BPA FREE = PP 라고 해석하면 안 됩니다.
플라스틱 제품에 여러 표시가 함께 있는 이유도 각각 전달하는 정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재질을 알고 싶다면 PP와 같은 재질표시를 보고, 전자레인지 사용 여부를 알고 싶다면 전자레인지 관련 표시와 사용설명서를 확인하는 식으로 구분해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오래 사용한 PP 용기는 계속 써도 될까?
재질만큼 중요한 것이 제품의 상태입니다.
플라스틱 용기를 반복해서 사용하다 보면 표면에 심한 흠집이 생기거나 변색되고, 용기가 뒤틀리거나 뚜껑이 제대로 맞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변화가 나타났다면 ‘PP는 원래 내열성이 있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제품 상태와 제조사의 교체·사용 지침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눈에 띄게 변형된 용기는 본래 제조사가 의도한 상태와 달라진 것이므로 계속 가열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PP 5 표시의 의미를 정리하면
플라스틱 제품 바닥에서 PP 또는 숫자 5를 발견했다면 우선 다음과 같이 이해하면 됩니다.
PP = Polypropylene(폴리프로필렌)
숫자 5 = PP 계열 수지를 나타내는 수지식별번호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숫자 5가 안전등급이나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등급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PP는 식품용기를 비롯한 다양한 생활제품에 널리 사용되는 플라스틱이지만, PP라는 재질명 하나만으로 완성된 제품의 모든 사용조건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전자레인지에 사용할 때는
① PP 재질인지 확인하고
②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③ 내열온도와 제조사의 사용상 주의사항을 확인하는 것
이 세 가지를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 있는 밀폐용기를 한번 뒤집어보면 생각보다 쉽게 ‘PP’ 또는 ‘5’라는 표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별 의미 없이 지나쳤던 작은 표시지만, 그 의미를 알고 나면 제품을 볼 때 재질표시와 사용 가능 표시를 구분해서 볼 수 있게 됩니다.
결국 PP 5는 ‘이 제품이 어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는가’에 대한 답이지, ‘이 제품을 어떻게 사용해도 되는가’에 대한 답은 아닙니다.
이 차이만 기억해도 플라스틱 용기에 표시된 정보를 훨씬 정확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